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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오시마 여행기: 지추미술관을 지나 이우환미술관에서 만난 독특한 예술 세계

essay3414 2025. 3. 6. 12:42


나오시마를 여행하면서 가장 기대했던 코스 중 하나가 바로 미술관 투어였습니다. ‘예술의 섬’이라고 불리는 만큼 곳곳에 유명한 미술관이 자리하고 있는데요. 그중에서도 오전에는 지추미술관(地中美術館)에서 모네, 제임스 터렐, 월터 드 마리아의 작품을 감상한 후, 다음으로 향한 곳이 바로 이우환미술관(Lee Ufan Museum)이었습니다.


이우환미술관, 예술을 몰라도 신선한 경험이 되는 곳


사실 저는 미술을 깊이 공부한 사람도 아니고, 현대미술에 대한 이해도 부족한 편입니다. 그런데도 이우환미술관에 들어서자마자 "아, 뭔가 다르다!"라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건물부터가 독특했어요. 일본 건축가 안도 타다오가 설계한 이곳은 자연과 하나가 된 듯한 구조를 가지고 있었고, 공간을 걷는 것만으로도 마치 작품의 일부가 된 듯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전시된 작품들도 참 인상적이었습니다. 처음 마주한 것은 거대한 돌과 철판이 함께 놓여 있는 ‘관계항(Relatum)’ 시리즈. 평범한 돌덩이와 차가운 철판이 한 공간에 놓여 있을 뿐인데, 서로가 영향을 주고받으며 묘한 긴장감을 만들어내더라고요. 설명을 듣기 전까지는 "이게 미술 작품인가?" 싶었지만, 가만히 바라보고 있으면 자연스럽게 ‘관계’라는 단어가 떠올랐습니다.

선과 점, 그리고 여백이 주는 특별한 감각


또 하나 인상적이었던 작품이 ‘선으로부터(From Line)’ 시리즈였습니다. 캔버스 위에 단순한 세로선이 반복적으로 그려진 작품인데, 가까이서 보면 선의 두께와 농담(濃淡)이 조금씩 다릅니다. 작가가 한 획 한 획 천천히 그려내면서도, 그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생기는 흔적과 여백이 작품의 일부가 되는 것이죠. ‘이게 무슨 의미일까?’ 생각하며 한참을 바라보다가 문득 "완벽한 것보다 불완전한 것이 더 매력적일 수도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미술을 잘 몰라도, 공간이 주는 감동


이우환미술관은 작품 자체도 훌륭하지만, 그 작품들이 놓인 공간 자체가 하나의 예술처럼 느껴지는 곳이었습니다. 자연광이 부드럽게 들어오는 전시실, 고요한 분위기, 그리고 단순하지만 깊은 의미를 담고 있는 작품들. 미술을 잘 몰라도 충분히 감동을 받을 수 있는 곳이었어요.

나오시마 여행을 계획하고 계신다면, 이우환미술관은 꼭 한 번 방문해 보시길 추천합니다. 단순히 작품을 감상하는 것을 넘어, 공간과 자연, 그리고 작품이 어우러지는 경험을 하실 수 있을 거예요. 다음에는 베네세 하우스 뮤지엄도 들러볼 예정인데, 나오시마에서의 예술 여행은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