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글은 제가 예전에 보고 수지를 다시 보게 된 영화 "안나"에 관한 글입니다.
미쓰에이 출신 가수라기보다 연기자 수지로 재평가받은 영화 안나를 재 관람하고 줄거리와 등장인물 간의 갈등을 한번 정리해 보겠습니다.
영화 안나는 수지가 주연한 심리 스릴러 장르 박품으로, 욕망과 그 욕망이 낳은 거짓말이 얽힌 인간의 복잡한 내면을 탐구할 수 있는 영화입니다.
영화는 평범한 환경에서 살아가던 한 여성이 성공과 명예를 향한 강렬한 욕망 때문에 자신의 정체성을 속이고, 점차 걷잡을 수 없는 상황에 빠져드는 흥미진진하게 전개됩니다.
영화 '안나' 줄거리
주인공 유미(수지)는 가난한 아버지와 청각 장애인 어머니 밑에서 하고 싶은 것도 많고 똑똑하게 자라나지만 똑똑하다고 하고 싶다고 다 할 수 없었습니다. 피아노도 잘 치고 공부도 미술도 다 잘하는데 말이죠...
게다가 서로 좋아했다고 생각한 음악샘이 유미가 자신을 꼬셨다고 말하는 바람에 강제 전학까지 간 상황은 유미에게 큰 상처를 주게 됩니다. 어쩌면 이때부터 유미는 유미가 아닌 삶을 꿈꿔왔는지 모릅니다.
아빠에게 대학에 합격했다고 거짓말을 해버렸고 이때부터 유미가 아닌 유미의 삶은 시작됩니다.
하필 같은 집에 하숙을 하던 언니 지원은 어딘지 수줍음이 많아 보이는 유미가 맘에 들어하고 결국 대학교 교지편집부에 데리고 갔고 이곳에서 유미는 그 대학의 미학과에 다니는 학생으로 자신을 소개합니다. 거짓말이 거짓말을 낳는 상황이 되어 버린 겁니다. 어쨌든 그곳에서 유미를 지켜보던 선배와 사귀게 되었고 그 선배가 미국으로 유학을 간다는 말에 자신의 아버지에게 거액의 유학비를 요청해 함께 떠나려고 계획을 세웠지만 그녀가 가짜 대학생이라는 사실을 남자 친구의 부모가 알게 되어 그 꿈은 물거품이 됩니다.
가난한 처지에 자신의 욕망을 위해 지원을 해 주던 아빠가 돌아가시고 그녀는 악착같이 살아갑니다.
세월이 조금 지나 갤러리에 취직을 한 유미는 그곳에서 부잣집 딸 현주(정은채)의 환심을 사게 되고 현주는 유미에게 자신의 모든 비밀을 다 털어놓을 만큼 신뢰합니다. 그러던 어느 날 드디어 유미는 현주의 소지품과 현금을 훔쳐 자신의 고향으로 숨어버리게 되지요.
자신이 저지른 일을 수습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자신을 믿어주었던 지원언니를 만나게 되고 또다시 지원에게 자신이 안 보였던 세월동안 미국에서 공부를 하고 돌아왔다는 거짓말을 하게 됩니다. 유미를 신뢰하던 지원의 소개로 유명 미술학원에 취직을 하게 되고 원장으로부터 "학벌이 중요하지요"라는 말을 듣고 그녀는 본격적으로 자신의 학력과 신분을 세탁하기 시작합니다. 특히 그녀의 이름은 이때부터 안나(현주의 영어이름)가 되고 현주의 모든 학력은 유미의 것으로 만들어 버린 것이죠.
점점 더 대담해진 안나(유미)는 자수성가한 벤처기업인 최지훈(김준환)과 성대한 결혼식까지 하게 됩니다.
가짜 부모까지 돈으로 사서 말입니다. 하지만, 그녀가 그렇게도 두려워 했던 인물 현주가 자신의 이름으로 살아가는 유미의 정체를 알게 되고 이때부터 현주의 협박에 시달리지요. 현주는 30억을 주지 않으면 유미의 가짜 인생을 폭로하겠다고 협박을 하게 되고 현주를 피해 다니던 어느 날 현주의 죽음이 뉴스에 나오는데 유미는 일단 안도하지만 현주의 죽음에 의문을 품게 됩니다. 그녀가 그토록 죽기를 바랐는데 어떻게 현주가 죽었을까 이상한 생각이 들었겠죠.
사실, 이 일은 유미의 남편 지훈이 저지른 일이죠. 지훈은 이미 유미가 가짜 안나라는 사실을 알았고 정치계에서 성공을 이루려던 자신의 앞날에 장애물이 될 만한 일은 처리를 해 버리는 거짓되고 무서운 사람이었죠. 유미에게 자신이 성공할 수 있는 모든 추접한 일들을 시키면서 말이죠. 지훈 자신은 이미 사실혼 관계의 여자도 있고 자폐를 앓고 있는 자식을 미국에 숨겨둔 상화인데 말이죠. 알고 보면 거짓의 인물은 유미나 남편이나 마찬가지였습니다.
유미는 마침내 자신의 유일한 친구인 지원을 찾아가 자신의 이야기와 또 남편의 추잡한 스캔들 모두를 털어 놓으며 남편의 서울시장 당선이 확실 시 될 때쯤 이 모든 사실을 기사로 터뜨려 달라고 부탁을 하게 됩니다.
결국 남편은 시장에 당선이 되었고 유미에게 미국에 같이 가서 자신의 아들을 데리고 오자고 유미와 함께 미국에 갔지만 사실 자신에게 앞으로 더 걸림돌이 될 수 있는 유미를 죽이기 위해 온 것이라는 사실을 확인할 때쯤 벌판을 달리던 그녀와 남편의 차에 고라니가 달려들었고 야비한 남편은 차가 운전대에 박혀 버립니다.
자신이 살아온 삶이 거짓인게 확실하고 이 모든 거짓이 낳은 현실을 탈출하고 싶던 안나(유미)는 도움을 요청하는 남편을 그대로 둔 채 여권만 챙겨 차를 빠져나옵니다. 그녀의 목을 감싸고 있던 스카프(어쩌면 거짓된 인생의 상징물)에 불을 붙여 남편이 피를 흘리고 쳐다보고 있는 자동차에 던져 버리지요.
이때 이상하게도 통쾌한 생각이 든 것은 제 안에 유미에 대한 동정심이 많이 생겨서일지도 아니면 비열한 유미의 남편에 대한 분노가 자라서인지는 모르겠습니다.
유미의 남편은 미국 고속도로에서 사망한 것으로 그리고 유미는 실종으로 처리되고 유미가 부탁한 대로 지원은 그들의 모든 이야기를 언론에 폭로했습니다. 사람들은 늘 그렇듯 엄청난 이 사건을 서서히 잊어가고 있었고,
유미는 캐나다 눈 쌓인 마을에서 홀로 살아가고 있는 것으로 영화는 끝이 납니다.
영화 수지의 "안나" 명대사
"항상 그랬어요.
난 마음 먹은 건 다 해요."
- 그렇죠 마음 먹은마음먹은 것은 다 하고 싶었던 유미가 안나가 되기로 마음먹은 그날부터 안나에게는 걷잡을 수 없는 거짓의 향연이 펼쳐지게 되지요. 그 대가로 앞으로 다시 유미가 되기 위해 치러야 하는 일들을 이때는 몰랐겠죠?
"내가 불행하면 자꾸 타인에게 관심이 생긴다?
나도 예날에 남들 때문에 불행했는데,
이제 기회를 노리지 행운을 믿지는 않아.
남 생각하지마. 오직 너만 생각해."
- 신분을 속이고 미술 강사가 된 안나(유미)는 친구를 질투하는 수강생에게 이렇게 말합니다. 특히 저는 행운을 믿지 않고 기회를 노렸다는 안나의 이 대사가 인상 깊네요. 과연 그녀가 노렸던 수많은 기회들로 어떤 비극이 펼쳐질지 안나는 이때 알았을까요?
"사람은 혼자 보는 일기장에도 거짓말을 씁니다."
- 자동차 사고로 피 흘리는 남편의 차에 불을 지르고 떠나는 장면에서 수지의 대사가 울려 퍼집니다. 그렇지요. 우리 모두 거짓을 살 때가 있지요. 자신이 쓰는 일기장에 진실만을 쓸 수 있는 사람은 몇명이나 될까요?
이번 글은 제가 수지를 영화 배우로서 다시 생각하게 한 "안나"에 대해 요약해봤습니다. 한번의 거짓말이 눈덩이가 되어 주인공 안나의 인생을 비탈길로 밀어버린 이야기 누구나 한번쯤 자신의 처지를 바꿔 볼 어떤 상상을 해 본적이 있다면 이 영화가 주는 메시지를 잘 새겨 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 내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