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작가님의 작품들은 언제나 쉽지 않습니다. 때로는 한 문장을 여러 번 읽어야 하고, 이야기를 온전히 이해하기까지 시간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어렵다고 해서 쉽게 내려놓을 수 없는 이야기라는 것입니다. 주인공들의 마음속으로 깊이 들어가 그들과 함께 고민하고, 생각하고, 감각을 공유하는 경험을 하게 되니까요.이번에 읽은 『희랍어 시간』 역시 마찬가지였습니다. 책을 읽는 동안 많은 부분이 어렵게 느껴졌지만, 책장을 덮고 나니 무언가 작가님이 조용히 속삭여 주셨던 듯한, 깊고도 뜻있는 이야기들이 마음속에 남아 있었습니다. 그것이 정확히 무엇인지 단번에 설명하기는 어려웠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선명해지는 듯했습니다. 마치 서서히 스며드는 빛처럼요.사라져 가는 것들을 붙잡으려는 노력이 소설의 주..